조던8을 추억하다
92년 3월 , 친구 녀석이 신고온 멋진 신발이 눈에 띄어서 이게 뭐냐고 물어봤다
"조던이잖아 그것도 모르냐 ? "
국딩시절 나름 운동을 좋아하던 나였지만 농구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당연히 NBA 도 몰랐고 마이클 조던도 알지 못했다
빙그레 이글스와 장종훈을 좋아했고 WWF의 워리어를 좋아했을뿐이다
인터넷이 없던 90년대 초반 , NBA 경기를 볼수 있는 방법은 토요일 오전 AFKN을 통해서였다
자존심이 상한 나는 토요일 하교후 1시쯤 부터 NBA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이미 3쿼터 도중이였지만 당시엔 그게 유일한 방법이였다
몇년후 SBS 한창도 해설이 NBA 경기를 해줬고
종종 위성 방송이 나오던 친구집에서 NHK ,스타스포츠 채널로 보기도 했다
곧 농구와 NBA에 빠져들었다
학창 시절 내내 하루종일 농구만 했을정도다
만화책도 슬램덩크를 좋아했고 게임도 농구게임을 주로 했다
일요일이나 월요일 새벽에 하는 경기는 예약 녹화를 해서 빠짐없이 챙겨봤다
92-93 피닉스와 불스의 파이널 경기를 보고
마이클 조던과 찰스 바클리의 광팬이 되었다
당시 친구가 신고 있던 신발이 조던7 올림픽 모델이였음을 알게 되었고
그녀석보다 최신 모델을 신고 싶어서 국민학교 졸업 선물로 조던8 사달라고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다
당시 가격이 9만9천원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1000원이면 아빠의 88담배도 한갑을 사고 남은돈으로 과자와 아이스크림에 사탕까지 먹을수 있던 돈이다)
철없던 나는 결국 조던8을 선물로 받을수 있었다 엄마 아빠 죄송합니다 ㅜ ㅜ
<<바클리의 에어포스맥스와 조던8 ,당시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있던 아이템이였다>>
조던8을 신고 농구할때면 세상을 다가진듯한 기분이였고 마이클 조던이 된 마냥 우쭐대기도 했다
에어포스맥스를 신고 다니던 친구와 서로 내신발이 최고라며 신경전을 벌이다 싸움을 한적도 있고 ㅎㅎ
중학교를 졸업할때쯤 사이즈가 작아 더이상 신지 못할때 까지 항상 신고 다녔다
조던8은 특히 내구성이 튼튼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수천시간을 농구하며 모래흑먼지 위에서 뛰어다녔는데도 밑창에 구멍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내 인생 최고의 신발은 조던8이다
요즘 바클리와 조던의 사이가 안좋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들도 이시절을 추억한다면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지지 않을까
윈프리쇼에 나와 웃고 떠들던 그 시절로 돌아가면 좋겠다